

은은하 목소리로 읽는 중
숲속에서 가장 빠른 토끼가 살았어요.
토끼는 늘 자기 다리를 자랑했지요.
“이 숲에서 나보다 빠른 친구는 없을걸!”
어느 날 토끼가 느릿느릿 걸어가는 거북이를 보았어요.
한 걸음, 또 한 걸음. 정말 천천히 걸었지요.
토끼는 배를 잡고 웃었어요. “너는 어쩜 그렇게 느리니?”
거북이는 화내지 않았어요.
대신 조용히 고개를 들고 말했지요.
“그럼 저 언덕 꼭대기까지 달려볼까?”
“뭐라고? 너랑 나랑?” 토끼가 눈을 크게 떴어요.
숲속 친구들이 하나둘 모여들었지요.
다람쥐가 앞발을 들고 외쳤어요. “하나, 둘, 셋!”
토끼는 쌩— 하고 달려 나갔어요.
바람처럼 빨랐지요.
뒤를 돌아보니 거북이는 보이지도 않았어요.
“이 정도면 한숨 자도 되겠는걸.”
토끼는 큰 나무 그늘에 벌러덩 누웠어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자 스르르 눈이 감겼지요.
그동안 거북이는 계속 걸었어요.
한 걸음, 또 한 걸음. 쉬지 않고요.
햇볕이 뜨거워도, 다리가 아파도 멈추지 않았지요.
거북이는 속으로 생각했어요.
“빠르지 않아도 괜찮아. 멈추지만 않으면 돼.”
언덕은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졌어요.
숲속 친구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에 토끼가 눈을 떴어요.
벌떡 일어나 언덕을 올려다보았지요.
거북이가 이미 꼭대기에 서 있었어요!
토끼는 부리나케 달렸지만 이미 늦었어요.
거북이가 웃으며 말했지요.
“느린 걸음도 멈추지 않으면 언젠가 도착한단다.”
그날 이후 토끼는 다시는 친구를 놀리지 않았어요.
그리고 둘은 함께 언덕을 오르는 친구가 되었지요.
오늘 우리가 걸은 한 걸음도 분명 어딘가에 닿고 있을 거예요.
숲속에서 가장 빠른 토끼가 살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