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하 목소리로 읽는 중

넓은 초원 한가운데 커다란 나무 그늘이 있었어요.
그곳에서 사자가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낮잠을 자고 있었지요.
커다란 갈기가 숨을 쉴 때마다 들썩들썩 움직였어요.
그때 작은 생쥐 한 마리가 풀숲에서 쪼르르 나왔어요.
생쥐는 길을 서두르다 그만 잠든 사자의 코 위를 밟고 지나가 버렸지요.
사자가 에취 하고 재채기를 하며 눈을 번쩍 떴어요.
사자는 커다란 앞발로 생쥐의 꼬리를 살짝 눌렀어요.
“누가 감히 내 단잠을 깨웠느냐?”
생쥐는 겁에 질려 수염을 바들바들 떨었지요.
“사자님, 정말 죄송해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저를 놓아주시면 언젠가 꼭 은혜를 갚을게요.”
생쥐가 두 앞발을 모으고 말했어요.
사자는 그 말을 듣고 허허 웃음을 터뜨렸어요.
“이렇게 작은 네가 이렇게 큰 나를 어떻게 돕겠다는 거냐?”
그래도 사자는 앞발을 들어 생쥐를 놓아주었답니다.
며칠 뒤, 사자는 숲길을 어슬렁어슬렁 걷고 있었어요.
그런데 나무 사이에 걸려 있던 낡은 밧줄 그물이 사자의 몸 위로 툭 떨어졌지요.
사자가 몸을 비틀수록 그물은 점점 더 단단히 감겼어요.
사자는 힘껏 버둥거렸지만 그물은 끄떡도 하지 않았어요.
“어흥, 누가 나 좀 도와주렴!”
사자의 우렁찬 목소리가 숲속에 멀리멀리 퍼졌어요.
그 소리를 들은 생쥐가 귀를 쫑긋 세웠어요.
“저건 사자님 목소리야!”
생쥐는 작은 발을 바삐 놀려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달려갔지요.
생쥐는 그물에 갇힌 사자를 보고 다가갔어요.
“사자님, 조금만 기다리세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생쥐는 그물 밧줄을 작은 이빨로 사각사각 갉기 시작했어요.
한 가닥, 또 한 가닥, 단단하던 밧줄이 하나씩 툭툭 끊어졌어요.
마침내 그물에 커다란 구멍이 뻥 뚫렸지요.
사자는 그 구멍으로 천천히 빠져나왔어요.
사자는 작은 생쥐를 내려다보며 고개를 숙였어요.
“고맙다, 생쥐야. 작다고 얕보았던 내가 부끄럽구나.”
그날부터 사자와 생쥐는 숲에서 가장 사이좋은 친구가 되었대요.
넓은 초원 한가운데 커다란 나무 그늘이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