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하 목소리로 읽는 중

깊은 숲속에 나무 타기를 아주 잘하는 원숭이 몽이가 살았어요.
몽이는 높은 나무도 눈 깜짝할 사이에 쏙쏙 올라갔지요.
숲속 친구들은 그런 몽이를 보며 박수를 쳐 주었어요.
어느 날 다람쥐 다람이가 도토리나무에 오르다 그만 미끄러졌어요.
다람이는 폭신한 낙엽 위로 털썩 떨어져 엉덩이를 문질렀지요.
그 모습을 본 몽이가 깔깔 웃었어요.
“다람이는 나무도 제대로 못 타네!”
다람이는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푹 숙였어요.
곁에 있던 부엉이 할아버지가 몽이를 가만히 바라보았지요.
며칠 뒤, 숲속에 열매 따기 잔치가 열렸어요.
친구들은 저마다 바구니를 들고 잘 익은 열매를 따러 나섰지요.
몽이는 가장 높은 나무 꼭대기에 달린 빨간 열매를 가리켰어요.
“저 높은 열매는 내가 따 올게. 나한테는 식은 죽 먹기야!”
몽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무를 쓱쓱 오르기 시작했어요.
친구들은 고개를 한껏 젖히고 몽이를 올려다보았지요.
그런데 그날은 아침에 내린 비로 나뭇가지가 촉촉하게 젖어 있었어요.
몽이는 그것도 모르고 신이 나서 가지를 휙휙 건너뛰었지요.
그 순간 미끄러운 가지에서 몽이의 발이 쭉 미끄러졌어요.
몽이는 데구루루 굴러 수북이 쌓인 낙엽 더미 위로 폭 떨어졌어요.
다행히 다친 데는 하나도 없었지만 몽이는 너무 놀라 눈만 끔뻑끔뻑했지요.
친구들이 깜짝 놀라 우르르 달려왔어요.
몽이는 친구들이 자기를 보고 웃을까 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어요.
그런데 다람이가 가장 먼저 다가와 앞발을 내밀었지요.
“몽이야, 괜찮아? 어디 아픈 데는 없니?”
몽이는 다람이의 앞발을 잡고 천천히 일어났어요.
“다람아, 지난번에 너를 보고 웃어서 미안해.”
다람이는 괜찮다며 몽이 등에 붙은 낙엽을 털어 주었어요.
부엉이 할아버지가 날개를 펴고 내려와 말했어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말이 있단다. 아무리 잘하는 일이라도 늘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지.”
몽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였어요.
“그리고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으니, 친구가 넘어지면 웃지 말고 일으켜 주렴.”
몽이와 다람이는 서로를 보며 배시시 웃었지요.
둘은 나란히 다시 열매를 따러 갔어요.
이번에는 몽이도 젖은 가지를 꼼꼼히 살피며 천천히 올라갔어요.
다람이는 아래에서 바구니를 들고 열매를 받아 주었지요.
그날 잔치에서 두 친구가 함께 딴 빨간 열매가 가장 달콤했대요.
깊은 숲속에 나무 타기를 아주 잘하는 원숭이 몽이가 살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