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은하 목소리로 읽는 중
들판 한켠 짚더미 속에 시골 쥐가 살았어요.
어느 날 서울에 사는 친구가 놀러 왔지요.
시골 쥐는 반가워서 폴짝폴짝 뛰었어요.
시골 쥐는 정성껏 상을 차렸어요.
잘 여문 보리 이삭과 도토리, 달콤한 산딸기까지요.
“맛있게 먹어. 우리 들판에서 제일 좋은 것들이야.”
서울 쥐는 한 입 베어 물더니 고개를 갸웃했어요.
“음… 나쁘진 않은데, 좀 심심하구나.”
“우리 집에 오면 훨씬 맛있는 게 많아!”
시골 쥐는 눈을 반짝였어요.
“정말? 어떤 게 있는데?”
“치즈도 있고, 빵도 있고, 과일도 산더미야.”
둘은 해 질 무렵 길을 나섰어요.
들판을 지나고, 다리를 건너고, 한참을 걸었지요.
드디어 커다란 저택에 도착했어요.
서울 쥐의 집은 그 저택의 부엌 벽 안이었어요.
벽 틈으로 내다보니 식탁 위가 눈부셨지요.
시골 쥐는 입이 떡 벌어졌어요.
둘은 살금살금 식탁 위로 올라갔어요.
노란 치즈에서 고소한 냄새가 났지요.
시골 쥐가 막 한 입 베어 물려는 순간이었어요.
쿵, 쿵, 쿵. 무거운 발소리가 다가왔어요.
“숨어!” 서울 쥐가 소리쳤지요.
둘은 허둥지둥 벽 틈으로 뛰어들었어요.
어둠 속에서 시골 쥐의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어요.
“여긴… 늘 이런 거야?”
“응, 익숙해지면 괜찮아.” 서울 쥐가 태연하게 대답했지요.
시골 쥐는 잠시 생각하다 조용히 말했어요.
“나는 도토리를 먹더라도 마음 편한 우리 집이 좋아.”
서울 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요.
시골 쥐는 달빛을 따라 들판으로 돌아갔어요.
낡은 짚 이불 속에 몸을 폭 파묻었지요.
세상에서 제일 포근한 잠자리였답니다.
들판 한켠 짚더미 속에 시골 쥐가 살았어요.